JK-AR

 

Pavilion of Floating Lights

The Pavilion of Floating Lights seeks to reimagine East Asian timber architecture, specifically '-ru,' a larger-scale equivalent of a pavilion. The project draws inspiration from traditional assembly techniques and structural systems, reinterpreting them in six tree-like columns. These columns pay homage to the six pillars of the front side of Chokseok-ru, a symbolic building constructed in 1365 in Jinju, Korea, where the project is located.

In an effort to preserve authentic carpentry methods, the project avoids the use of nails and adhesives. Instead, complex plywood members, crafted by a CNC router, are assembled into tree structures using Augmented Reality to enhance construction efficiency. 'The Pavilion of Floating Lights' serves as a testament to the potential revival of forgotten craftsmanship in East Asia through the integration of contemporary technology.

Additionally, the project introduces a new iteration of '-ru' as a civic platform for Jinju, a historically significant town in the southern province of Korea. Traditionally, '-ru' refers to an iconic building with elevated floors designed for private entertainment or military observation. However, this project redefines the purpose of '-ru,' transforming it into a more public space. Situated along the Namgang River, a backdrop to significant historical events, the pavilion aims to become an iconic structure, particularly during the Floating Lights Festival, a well-known local event.

Moreover, the Pavilion provides an opportunity for visitors to connect with both natural and urban surroundings. Inspired by the pre-urbanized landscape featuring bamboo forests along the riverside, the tree columns create an interior space reminiscent of a pathway through a forest. Glass walls on three sides blur the boundaries between the interior and exterior, emphasizing the concept of openness. Ultimately, the distinctive tree structure defines the project, shaping its unique interior atmosphere and creating a symbolic facade along the river.

 

 빛의 루: 물빛나루쉼터

 

진주의 건축은 촉석루(14세기), 국립진주박물관(1984), 그리고 경남문화예술회관(1988)과 같은 시대를 대표하는 걸작에 비춰 평가받아야 하는 운명에 있다. 이것은 건축적인 가치뿐만 아니라 전통의 해석에 관한 평가이기도 하다. 우리 건축에서 전통의 현대적 해석에 관한 논쟁은 여전하다. 현대 건축이 전통 건축과 필연적 관계를 맺을 필요는 없지만, 지역성이 남아있는 곳이라면 다르다. 촉석루와 남강이 가진 기억과 역사적 가치는 진주에 위치할 건축이 가져야 할 정체성을 규정한다. 따라서 진주의 건축은 김중업과 김수근이 했던 도전을 피하기 어려운 것이다.

전통의 의미에 더해 ‘빛의 루’의 장소는 프로젝트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한다. 남강변에 위치한 대지는 도시적 측면에서 촉석루와 국립진주박물관을 중심으로 동쪽에 위치한 경남문화예술회관을 서편에서 대응해야만 한다. 프로젝트가 규모의 측면에서 앞선 세 걸작과 비교할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대지의 위치가 가진 위상은 이처럼 규모를 초월한다. 이런 입지적 중요성과 진주의 건축적 정체성에 대한 고민의 해결을 위해 프로젝트를 다음과 같은 전략으로 접근하였다.

처음으로, 전통을 계승이 아닌 창조의 대상으로 보는 것이다. 이러한 태도는 국립진주박물관과 경남문화회관에서도 보인다. 촉석루의 떠 있는 큰 지붕이 후대 진주의 건축에 영감의 대상이 된 것은 자명하다. 전통 가구식 목구조는 경남문화회관에서 콘크리트 기둥과 주두로 재해석되었다. 서까래로 이루어진 깊은 처마는 국립 진주 박물관에서 추상적인 선이 중첩된 수직적인 지붕이 되었다. 콘크리트를 사용한 두 거장의 선례와 다르게 ‘빛의 루’ 는 목조 건축의 복권을 선언한다. 새로운 시대의 목조 건축인 ‘빛의 루’ 는 알고리즘 설계, 증강 현실(AR)과 같은 최신 기술을 적극적으로 사용하여 설계되고 만들어졌다.

특히, ‘빛의 루’ 를 지탱하는 6개의 나무는 전통 건축에서 기둥과 지붕을 연결하는 공포(栱包)와 같은 가구식 구조 결구를 컴퓨터를 이용해 재창조한 것이다. 6개의 나무 구조는 촉석류 6량의 현대적 재해석이자 오마주이기도 하다. 이러한 점에서 빛의 루’ 과거와 현재의 하이브리드 건축이다. 전통 건축에서 모티프를 가져왔지만 설계에서 제안하고 시공에서 구현한 방식은 온전히 최신 기술의 도움에 의한 것이다. 전통 목구조는 우리시대의 공학 목재와 디지털 페브리케이션으로 다시 탄생할 수 있었다.

다음으로, ‘빛의 루'는 누각(樓閣)의 의미를 새롭게 정의한다. 누각은 현대에 존재하지 않는 건축 유형이다. 누각은 영어로 파빌리온으로 번역된다. 현대 건축에서 파빌리온은 형태와 기능에서 자유롭고 개념에 충실한 건축 프로토타입을 의미하기도 한다. 파빌리온의 현대적 의미로 봤을 때 누각은 파빌리온과는 다름이 분명하다. ‘빛의 루’는 21세기 누각 건축이다. 실험적 건축이지만 공공 건축으로 시민들이 주변의 아름다운 자연과 도시의 풍경을 색다르게 경험하는 공간이 되는 것을 중요한 목적으로 한다. ‘빛의 루’의 전면과 좌·우측 3면은 열려있어 방문자들은 주변 환경이 시간과 계절에 따라 변해가는 것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 후면의 벽은 나무 구조체의 그림자를 담는 추상적인 배경이 된다. 벽은 3개로 분리되어 건물 뒤 숲을 제한적으로 내부에 보여주기도 한다. 진주 유등축제에서 ‘열림’의 개념은 반대가 된다. 내부 조명에 의해 건축 자체가 유등이 되어 남강을 비추는 것이다.

촉석루가 몇백 년을 지나 계속 발전했다면 어떤 모습을 지녔을까? 특정 계층을 위하고 특수한 목적을 가졌던 누각 건축은 기술의 발전과 공공성의 대두로 우리가 알고 있는 모습과 다르게 진화하였을지도 모른다. 빛의 루는 이러한 상상 속에서 만들어 졌다. ‘빛의 루’는 새로운 누각이다. 21세기 촉석루이다.